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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1963년 백남준 첫 전시로 시간여행

등록일 2022.05.13

백남준아트센터 ‘함께 만드는 음악 전시’
오늘부터 VR 앱 활용 관람·워크숍 진행
작가 4개 팀 신체·글 매개로 관객과 소통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2 박물관·미술관 주간(5월 13∼22일) 프로그램 중 ‘함께 만드는 뮤지엄’ 선정 사업으로 ‘함께 만드는 음악의 전시(Exposition of Music, Do It Together!)’를 오는 6월 1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의 1963년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을 가상현실(VR) 기술로 구현한 앱과 13일부터 진행하는 관객 참여 워크숍으로 구성된다. <포스터>
백남준의 1963년 전시는 음악과 미술을 결합하며 미디어의 의미를 크게 확장시킨 최초의 미디어아트 현장 중 하나로 평가된다. 텔레비전이 처음 미술관에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손으로 작품을 만지고 음악을 연주하면서 자유롭게 전시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수많은 감각들이 혼재했던 공간에서 움직임은 소리가 되고, 소리는 이미지가 되면서 누구나 작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느꼈다.

당시 현장에서 파괴됐던 ‘총체 피아노’뿐만 아니라 오늘날 부품이 생산되지 않는 ‘실험 텔레비전’의 브라운관 모니터들은 시간이 흘러 온전하게 경험하기는 어렵지만 VR를 통해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아노를 직접 두드려 소리를 낼 수도 있다.

팬데믹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속화시킨 VR 기술의 발전은 미술관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작품을 ‘지금 여기’에 되살리고, 전시의 접근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여전히 시각을 중심으로만 개발되고, 시야가 차단되는 순간 모든 경험이 사라져 버리는 VR는 동시에 다양한 감각들의 소외를 양산하기도 한다. 이러한 양가적인 상황 속에서 ‘함께 만드는 음악의 전시’는 시간여행을 통해 백남준의 첫 전시로 되돌아가 VR가 확장하거나 축소시켰던 다양한 감각들을 소환하고자 기획됐다.

전시에 참여하는 네 팀의 작가들은 VR뿐만 아니라 신체, 이미지, 소리, 글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람객들이 직접 VR 헤드셋과 접촉하지 않아도 기술을 다각도에서 바라보도록 했다.

작가들은 저마다 다른 감각에 집중하고, 개별의 경험에서 그치지 않고 관람객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기술 및 전시 방식을 제안한다. 안무가 노경애는 신체의 존재 여부나 신체가 무언가와 닿는 감각마저 시각으로 치환되는 VR 경험을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3인으로 구성된 미디어작가그룹 무진형제는 가상 세계에서 기술화된 이미지로 영생하는 다양한 존재들을 조명한다. 사운드아티스트 박승순은 시각이 아닌 청각적 요소들로 구성된 새로운 가상현실의 전시 공간을 상상한다. 마지막으로 연구자 허대찬은 백남준의 첫 개인전에서부터 그 파생 전시를 경유해 이번 전시까지 시공간을 가상으로 비행하며 각 시점의 사회적·문화적·기술적 맥락을 새로운 감각으로 연결한다.

한편, 백남준의 전시와 동시대 예술가들의 제안이 어우러지는 ‘함께 만드는 음악의 전시’는 전시기간 특별 워크숍 ‘감각의 언어’를 운영한다.

백창현 기자 bch@kihoilbo.co.kr


출처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979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