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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피란민 5인이 말하는 거제살이
등록일
2022.05.20
거제포로수용소유적박물관 기획전
생생한 구술 자료 바탕 체험공간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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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는 피란살이의 삶과 애환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다.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 중 군수물자를 운송하기 위해 투입됐던 화물선은 25만 톤에 달하는 화물 대신 피란민 1만4000명을 태우고 경남 거제시 장승포항구로 입선했다. 1950년 12월 23일 출발한 화물선 메러디스호는 이틀간의 항해 끝에 12월 25일 거제도에 무사히 도착해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불렸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는 흥남철수작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6·25전쟁 중 유엔군에 포로가 됐던 공산군을 수용하던 거제시의 거제포로수용소는 전쟁의 참상을 말해주는 민족역사교육의 장소로 탈바꿈했다.
거제포로수용소유적박물관은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맞아 6·25전쟁 피란민과 함께 ‘피란살이 거제살이’ 공동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오는 8월 15일까지 전시되는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함께 만드는 뮤지엄’ 공모사업의 일환이다. ‘피란살이 거제살이’는 기존 ‘피란민’을 다룬 박물관 전시에서 벗어나 ‘피란민’이 직접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거제도에서의 피란생활을 관람객과 함께 공유하며 체험해볼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전시는 전시기획자로 참여한 피란민(강위빈, 연수은, 전웅현, 주수태, 한명은) 5명의 생생한 구술 자료를 바탕으로 총 3부로 구성됐다. 특히 2부의 한일약방 공간은 전시기획자 한명은(1942년생, 함경남도 함흥시 출신)씨의 아버지 故 한정원 씨가 거제도에서 피란생활을 하며 직접 운영했던 약방을 재현했다.
에필로그 공간에는 연수은(1943년생, 함경남도 갑산군 출신)씨의 이북 고향집을 디지털 매핑영상(대상물 표면에 빛과 영상을 투사해 꾸미는 기술)으로 꾸며놓았다.
영상제작에 참여한 연수은 씨는 “이북에 있던 고향집은 수몰돼 사라졌는데, 거제도에 이렇게 영상으로나마 가족들과 함께했던 고향집이 새로 생겨서 좋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권순옥 사장은 “이번 공동기획전을 계기로 현대사는 물론 거제도 지역사의 중요한 부분인 거제도 피란민 관련해 구술자료 수집과 기록물 및 실물자료 기증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란살이 거제살이’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 평화탐험체험관 1층 로비에서 관람 가능하며, 박물관미술관 주간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전시도 준비 중이다. 조수연 기자